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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ore than 30 years, Sarah Morris (b. 1967) has used her singular, non-narrative visual language to explore the various mechanisms that make up urban environments, social networks, typologies, and power structures. Morris continually builds on a vast body of work that spans a range of different media including painting, film, site-specific murals and sculpture, posters, and drawings. Indeed, her current retrospective, All Systems Fail—now traveling from Hamburg’s Deichtorhallen to the Kunstmuseen Krefeld, Zentrum Paul Klee, and Kunstmuseum Stuttgart—positions her as one of the most intriguing artists of her generation. Pinecones and Corporations is the artist's second solo exhibition in Korea in 13 years, since Clips, Knots, and 1972 at Gallery Hyundai in 2010.
With origins firmly rooted within the magnetic field of late capitalism, which began unfolding in earnest in the 1990s, Sarah Morris's body of work continues to incorporate a wide range of social structures and market economies. Her interests span multinational corporations, architecture, generic stem cell technology, Academy Awards, the Olympics, transportation networks, mapping, lunar cycles, museums, printing presses, factories of all sorts, fashion, and mail systems, just to name a few. Positing that these tangible, real-world phenomena represent the power, order, and control embedded in the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structures around us, Morris expresses them in a concise visual language of vibrant color and geometric forms. From short texts reminiscent of advertising copies to the repetition and superimposition of lines, circles, grids, fragmented Venn diagrams, schematics, and organic "webs" that echo those commonly found in technical manuscripts, the images at play lend structure to the artist’s vision on the politics of surface.
In Pinecones and Corporations, Sarah Morris presents the "pinecone" and the "corporation" as constituent parts of a seemingly oppositional environment. The organic characteristics of the pinecone, such as its morphological echo of the Fibonacci sequence and its ability to reproduce, here recall the workings of a corporation, the way it functions as both the backbone and driving force of various urban and social systems with its cyclical structure of producers (employees) and production (labor), commodities (capital), and factories (power). Paintings in the exhibition are divided into smaller groupings of pine trees, pinecones, and corporations; the specific object of each piece can be deduced from the characteristic iconography and titles.
Pinecones and Corporations highlights three films: Strange Magic (2014), Abu Dhabi (2017), and Sakura (2018), which are multilayered reflections on cities from different cultures across Europe, the Middle East, and Asia—specifically Paris, Abu Dhabi, and Osaka, respectively. Strange Magic documents the design and construction process of the Fondation Louis Vuitton, a collaboration amongst the French government, the city of Paris, and the Louis Vuitton Moët Hennessy (LVMH) Foundation. Shot on location between Los Angeles where Frank Gehry's Gehry Partners, LLP, is based, and Paris, the film starts with a voiceover narration by Gehry himself, provocatively placing business as parallel creativity. The piece also reveals the multifaceted nature of the luxury industry, touching on perfume, fashion, champagne, and more, criss-crossing the boundaries between “production” and “consumption” while exposing the flow of wealth between “fantasy” and “reality.” This work was commissioned by the Fondation Louis Vuitton.
사라 모리스는 도시 환경, 사회 관계망, 유형학, 권력 구조의 매커니즘을 비서사적 시각 언어로 드러내는 작업을 지난 30여 년간 지속해 왔다. 그는 회화, 영상, 장소특정적 벽화 및 조각, 포스터, 드로잉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대한 작업 세계를 구축하며 세계 무대에서 왕성히 활동 중이다. 최근 함부르크 다이히토어할렌을 시작으로 쿤스트뮤지엄 크레펠트, 젠트룸 파울 클레, 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로 이어지는 회고전 《All Systems Fail》이 열려 사라 모리스가 구축한 독특한 형식 미학이 유럽 미술계에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갤러리현대의 개인전 《Pinecones and Corporations》는 2010년 《Clips, Knots, and 1972》 이후 13년 만의 한국 전시로 작가의 평면 신작 18점과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3점의 영상을 선보인다.
사라 모리스의 작품 세계는 1990년대 본격적으로 전개된 후기 자본주의의 자장 안에서 시작되어 다양한 사회 구조와 시장 경제 유형을 망라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의 관심 영역은 다국적 기업, 건축, 줄기세포 기술, 아카데미 시상식, 올림픽 게임, 교통망, 맵핑, 달의 주기, 미술관, 인쇄기, 모든 유형의 공장, 패션 및 우편 시스템 등을 폭넓게 아우른다. 모리스는 삶의 모든 범주에 깊숙이 침투한 현실 속 구체적 실체들이 사회, 정치, 경제 구조가 품고 있는 권력과 질서, 통제를 함의하고 있다고 여기며, 이를 생생한 색상과 기하학적 패턴의 간결한 시각 언어로 표현한다. 광고 문구를 연상시키는 짧은 텍스트부터 선, 원, 격자의 반복과 중첩, 파편화된 벤 다이어그램, 나아가 기술 문서에서 볼 법한 도식과 거미줄 같은 유기적 ‘망’ 등의 이미지는 세계의 추상성에 관한 작가의 사유를 구조화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모리스의 대표적인 도시 연작은 경제·정치적 산업화와 사회·문화적 정보화로 자본과 권력의 중앙 집권화가 이루어졌고, 다양한 건축과 교통망 등을 통해 대도시의 공간 구조가 확장되었음에 주목한다. 그는 권력 구조와 부의 이동을 집약하는 대상인 기업에 주목하여 그 건물 외관을 기하학적 추상 형식으로 묘사한다. 건축 산업에서 흔히 사용되는 가정용 광택 도료로 칠한 캔버스 위 화면은 대도시의 여느 정돈된 건물, 공간의 표면처럼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다. 그의 회화는 우리가 더 큰 시스템의 일부라는 자각을 고조시킨다.
사라 모리스는 이번 《Pinecones and Corporations》전에서 자연과 사회라는 두 포괄적 유기체의 일부이자, 그 구조적 유사성을 총체하는 대상으로 ‘솔방울(Pinecone)’과 ‘기업(Corporation)’을 제시한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두 대상이다. 하지만 피보나치 수열 구조의 형태적 특성과 주변 환경, 씨를 흩뿌리고 재생산하는 솔방울의 유기적 성질은 생산자(구성원)와 생산(노동), 재화(자본)와 공장(권력)의 순환 구조로 도시·사회 시스템의 근간이자 동력을 이루는 기업의 작동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18점의 출품작은 소나무와 솔방울, 그리고 기업의 소그룹으로 나뉘는데 화면에 배치된 나무의 울퉁불퉁한 껍질, 올곧이 뻗은 몸통, 씨앗과 비늘, 침엽을 연상시키는 특징적 도상과 제목을 통해 각 작품의 구체적 대상을 유추할 수 있다. 기업을 다룬 작품들로는 〈Eastman Kodak〉, 〈Industrial Bank〉, 〈The Palace〉, 그리고 인류 최초의 기업 〈Kongō Gumi Ltd.〉 등이 있다. 작품 제목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특정 기업을 다룬 일련의 작품들은 수직(높이)과 수평(규모), 대칭 구조나 특정 양식과 같은 다양한 건축 문법을 통한 인류의 권력과 통제, 질서에 대한 열망이 비친다.
이번 전시에는 파리, 아부다비, 오사카 등 유럽과 중동, 아시아라는 각기 다른 문화권의 도시를 다층적으로 사유한 세 편의 영상 작품 〈Strange Magic〉(2014), 〈Abu Dhabi〉(2017), 〈Sakura〉(2018)를 집중 소개한다. <Strange Magic〉은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재단이 뜻을 모아 시작된 루이비통 재단의 기획 과정부터 설계와 건축 과정을 기록한다. 프랭크 게리의 게리 파트너스(Gehry Partners, LLP)가 위치한 로스앤젤레스와 파리를 오가며 촬영된 작품은 게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프랭크 게리의 설계 방식과 행위를 탐색하고,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두루 살피는 와중에 드러나는 두 도시의 유사성은 모든 도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향수, 패션, 샴페인 등 럭셔리 산업의 다면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생산’과 ‘소비’의 경계를 횡단하고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부의 흐름을 기록한다. 본 작업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재단의 커미션으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