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ung Kim’s newest solo exhibition Mountain takes place at Fondation Maeght in Saint-Paul-de-Vence, France from November 9, 2024 through February 9, 2025. Fondation Maeght is one of the most recognized contemporary art foundations in Europe, with an extensive history of collecting and exhibiting major figures in twentieth-century art. Saint-Paul-de-Vence, a small and scenic city nestled between the Alps and the ocean that has inspired numerous artists, is also home to Minjung Kim’s studio. This intimate exhibition highlights Minjung Kim’s major series Mountain and Nuit de la mer, highlighting her embrace of natural and spontaneous processes as well as investigations on lines and gestures that together produced her signature poeticism.
김민정 작가의 개인전 《Mountain》이 오는 11월 9일부터 2025년 2월 9일까지 프랑스 남부 생폴 드 방스에 위치한 매그 재단에서 개최된다. 매그 재단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현대미술 재단 중 한 곳으로, 20세기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해 온 저명한 기관이다. 작가의 스튜디오도 위치해 있는 생폴 드 방스는 산과 바다 사이에 위치한 작고 아름다운 요새같은 도시로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민정 작가의 대표 연작 〈Mountain〉 과 〈Nuit de la mer〉 연작을 소개하며, 자연과 우연을 포용하고 선과 몸짓에 관한 시각 연구에 기반을 둔 김민정의 시적인 작업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Sometimes I draw lines,
but sometimes I undo them by burning,
which begets other lines
Undone lines,
searing and disappearing lines,
are in fact lines made free
—Minjung Kim, artist note from London, October 2018
선을 그리기도 하지만
선을 태워서 없애면서
나오는 선이 있다
지워지는 선들이
뜨거워서 없어지는 선들이
더 자유로운 선들이다
—김민정, 2018년 10월, 런던에서 남긴 작가 노트
Over the course of three decades, Minjung Kim has created works that extend the compositional lexicon of contemporary abstraction through her disciplined yet undefined inquisitive approach to East Asian traditions of calligraphy and ink painting. Kim works exclusively with elementary materials of traditional Korean hanji paper, ink, and fire through controlled repetition that evokes a ritual of meditation. Ink and fire accumulated upon hanji create uniquely poetic linework made possible through collaboration with nature itself, and in turn open up towards infinite artistic possibilities.
김민정 작가는 30여 년간 동아시아의 서예와 수묵화 전통을 탐구하며, 이를 현대 추상화의 어휘로 확장해 왔다. 작가의 작품은 한국의 전통 종이인 한지, 먹, 그리고 불 같은 기본 재료를 통해 완성되며, 모든 작업이 반복과 절제를 통해 명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한지 위에 겹겹이 쌓이는 먹과 불꽃의 흔적은 작가에게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재료이며, 자연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독창적이고 시적인 선이다. 재료를 대상으로써 사용하기 보다는 함께 호흡하며, 극도의 통제와 우연적 과정의 공존에 귀 기울이는 과정은 관람자에게 정서적 치유와 명상의 의식을 환기한다.
Facing the Korean art scene in the 1980s that was dominated by male artists in two major camps of Dansaekhwa and Minjung Art, Minjung Kim decided to leave Korea in 1991 to study at the 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in Italy. In addition to her college training in East Asian painting, she was enamored by and investigated various modernist styles of Malevich, Klee, Rothko, and Brancusi. Curator Alvin Li notes in the introduction that Kim both inherited and expanded the lineage of East Asian Experimental art through her study of modernism, which allowed her to manifest hybridity “whose very inkness transcends ink.” For example, if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 pairs mountains and water side-by-side, Minjung Kim’s Mountain reveals the fundamental unity between the two by blending the characteristics of mountain and water.
김민정은 한국 화단이 단색화와 민중미술이 대립하고 남성 작가들이 주를 이루었던 1980년대를 거쳐, 1991년 한국을 떠나 브레라국립미술원(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다. 동양화 전공을 배경으로 말레비치, 클레, 로스코, 브랑쿠시 등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에게 매료되어 다양한 양식을 탐구하고 본인의 관심사와 접목한다. 전시의 서문을 쓴 큐레이터 앨빈 리(Alvin Li)는 김민정이 서구 모더니즘을 연구하며 1950년대 이후 동아시아권 실험미술의 계보를 계승하고 확장해 왔다고 평가하고, 김민정의 작품이 수묵 그 자체보다 더 수묵적인 혼성적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전통 산수화의 화면이 높은 산과 곁에 물을 배치한다면, 김민정의 〈Mountain〉은 산과 물의 융합을 통해 서로 다른 두 대상의 본질적 통일성을 담아낸다.
Minjung Kim’s major series Mountain started as a seemingly oxymoronic task of visualizing the sound of ocean waves. The powerful crashing of waves against the cliff are transposed onto numerous layers of ink, which recalled mountains in the artist’s hometown Gwangju, representations of the idea of mountains in her mind’s eye. The works therefore do not cease at depicting nature but search for the essence of mountains as they dwell within the artist’s memory—each a vast mental landscape boiled down to a single poem. Furthermore, the Mountain series suggests the essential unity between ocean and mountain as both offsprings of Earth, echoing the Big Bang Theory that locates the origin of our universe in a single point.
김민정 작가의 대표적 연작 〈Mountain〉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다의 파도 소리를 표현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바다의 파도가 절벽에 힘 있게 부딪히면서 쌓여가는 소리를 겹겹이 얹히는 먹의 레이어로 표현하고, 이 과정에서 작가는 자연스럽게 고향 광주의 산을 기억하며, 작가 내면에 자리한 ‘산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닌, 어린 시절 기억 속 자리 잡은 ‘산의 본질’에 가까운 이미지로, 한 폭의 시로 시각화된 광활한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Mountain〉 연작은 하나의 점에서 무한히 팽창하여 현재의 우주가 탄생했다고 설명하는 빅뱅 이론처럼, 지구라는 하나의 구체에서 탄생한 바다와 산의 본질적 통일성을 아우르며, 보는 이를 심연 깊숙한 명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On the other hand, Nuit de la mer imparts the momentary impression of light touching the surface of the night sea. Light and waves intersect for but a split second upon the stillness of the ocean, whose quietly dissipating tremors are conveyed through the thin, almost fluid-looking hanji paper. In fact, this series consists of pieces of paper trimmed out while creating Mountain, which were then burnt and recomposed—it metaphorizes circulation and rebirth where works that initially transformed water into mountains return to the shape of water.
반면 〈Nuit de la mer〉 시리즈는 밤바다 위에 빛이 물결에 닿는 순간의 인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바다의 고요함 속에서 빛과 물결이 교차하는 찰나의 움직임을 담아내며, 화면에 스며드는 듯한 한지의 질감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진동을 전달한다. 이 시리즈는 〈Mountain〉 시리즈의 남은 부분을 자르고 태워 재구성한 결과물로, 물에서 산이 된 작품의 흔적이 다시 물의 형태로 재탄생하는 순환과 재생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This exhibition sees true light within the organic harmony between nature, Fondation Maeght’s space, and its artworks. Kim’s works elevating nature are placed next to breathing nature itself, leading to moments of resonance across species. This vividly poetic experience truthfully conveys the artist’s continued contemplations on life, death, and circulation.
In the words of the artist: “I visited the Fondation Maeght several times (…) The first time was in 1990, and I was deeply moved by the charm of the space and its natural surroundings. The artists there and their works were extraordinary, especially in the beautiful setting of the South of France. It made me reflect on how a group of such talented artists, bound by their friendship, could create a legacy like one of Europe’s most renowned private art foundations.”
이번 전시는 매그 재단 특유의 자연과 공간, 작품이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특히, 자연을 담은 작가의 작품이 실제 자연 나란히 놓이며 공명하는 순간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는 생명과 소멸, 순환에 대한 김민정 작가의 성찰을 보다 생동적이고 시적인 감각으로 연출한다.
김민정은 이번 전시의 소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매그 재단을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 첫 방문은 1990년이었는데 그곳의 공간과 자연환경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재단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정말 특별했으며, 특히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우정으로 이어진 유능한 작가들이 어떻게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예술 재단 중 하나인 매그 재단, 이 업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