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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Kim Sung Yoon 김성윤 : The Handmaiden

May 22, 2020

"The savior who came to tear my life apart. My Tamako, My Sookee"

This line is uttered by the main character, Hideko, with a determination to accept her fate. In the movie, The Handmaiden, Hideko first appears through the two paintings. As a young girl, little Hideko appears wearing a kimono holding a doll whereas the adult Hideko enchants in a flowing emerald gown. These two works by Kim Sung Yoon express the growth of the characters.

Hideko and Little Hideko were born by the film’s art director Ryoo Sung-Hee’s suggestion. Kim was inspired by Sarah Water’s novel, Fingersmith, which was itself derived from Dicken’s literary style. Traversing past and present, actual history and cultural legacy compel the artist. Kim’s delicate yet lush picturesque technique are well on display in both works as seen in the meticulous detail of items such as gloves, dress and hair in the mise-en scène.  

Hideko, 2015, Oil on linen, 162.2 x 130.3 cm
Little Hideko, 2015, Oil on linen, 130.3 x 89.4 cm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박찬욱 감독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아가씨>에서 주인공 히데코가 운명을 수긍하듯 결의에 차 내뱉는 대사다. 영화 속 히데코는 두 점의 그림을 통해서 처음 등장한다. 기모노를 입고 인형을 든 어린 히데코와 에머럴드빛 드레스를 입고 고혹미를 발산하는 성인의 히데코.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압축한 이 그림은 김성윤 작가에 의해 완성되었다. 

김성윤의 작업은 유쾌하고 동시에 진지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특히 그의 인물화는 마치 영화 속 배우처럼 작가 스스로 상상 속의 역할이나 상황을 부여해 완성된다. 작가는 "사실 여태까지 제가 그린 인물화가 엄밀한 의미에서의 인물화는 아니었어요. 제가 어떤 역할이나 상황을 부여하고 배우처럼 다룬 거니깐요"라고 설명한다.

그는 2011, 2014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AUTHENTIC》과 《DEAD MAN》을 통해 동시대적 의미의 초상화는 무엇인가를 질문했다. 19세기 부유층의 초상화가로 유명했던 존 싱어 사전트의 기법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였던 올림픽 종목 선수를 그리거나, 데이비드 호크니나 존 발데사리 등 작가가 존경하는 화가들을 좀비로 그려내기도 했다. 2019년 열린 《Arrangement》전에서 선보인 일련의 꽃 정물화도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녹아 있는 연작이다. ‘개화 시기가 다른 꽃들이 시공간을 뛰어 넘어 17세기 꽃 정물의 기법과 양식으로 그려진다면 어떤 장면이 연출될까?’ 

<히데코>와 <어린 히데코>의 제작은 영화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성윤은 영화의 원작인 《핑거스미스》의 저자 사라 워터스가 찰스 디킨스의 문체를 빌어 집필한 점을 작품 완성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실제의 역사와 예술적 유산이 지닌 고유의 맥락을 살린 점이 작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초상화는 김성윤의 섬세함과 회화적 테크닉이 잘 녹아든 작품으로, 작가는 장갑과 옷, 머리스타일 등 영화에 나오는 모든 미장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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