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평면 작업을 꾸준히 발표해온 이우성 작가는, 이번 윈도우 갤러리 전시에 ‘걸개 그림’ 형식의 작품을 선보였다. 캔버스라는 고정된 화폭을 벗어나 유동적인 화면 구성 및 공간 점유가 가능한 형식이라는 점에서 ‘걸개 그림’은 작가가 최근 심도 깊게 탐구해 온 방식이다.
전시작 <옆으로 걷는 사람들>에는 흐느적거리는 모습의 사람들이 옆으로 걷고 있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만화풍으로 그려졌기에 언뜻 비현실적인 상상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옆으로 걷고 있는 인물들 모두의 그림자가 한 방향으로 늘어져있다는 점에서, 작품 속 “옆으로 걷는 사람들”은 분명 현실 속의 인물들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며 곧은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걷기 보다는 수 많은 상황, 조건, 사건, 사고들 사이에서 이곳 저곳을 향한 시선들을 흘기며 조심스럽고 애처로운 걸음을 걷고 있는 듯 하다는 점에서, <옆으로 걷는 사람들>은 현대 사회 속 인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왜곡이자 동시에 적절한 ‘사실적’ 반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