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lieve that painting must possess a centralizing force that penetrates through past and present. I am interested in my own breath and my own attitude within the conditions of life surrounding me – they are no other than a perspective expressing my body and my system as they face the world. When I encounter objects – from an array of toys or telephone box to my own life space, fountains, and studies of a mountain – their mundaneness sometimes assumes an alien or mysterious strength. This ‘alienness’ for me, along with a curiosity towards objects, provides an important motivation to embark on painting, as it transforms into a mechanism that calls attention to the coordinates of my life.” – Yoo Geun-Taek
For the past three decades, Yoo Geun-Taek (b. 1965) has been bridging traditions of East Asian painting with contemporary themes and materials, crafting a singular experimental practice. The artist merges traditional materials of East Asian painting such as hanji (Korean traditional paper), ink, and chalk with heterogenous materials including acrylic and oil, delivering social-historical narratives of individuals within communities. This method of working deconstructs dichotomic boundaries between East and West and individual and collective, ultimately highlighting the loci of life and existence through painting.
Yoo Geun-Taek’s works are constructed from beginning to end through the artist’s own bodily action. He affixes multiple layers of thick hanji and draws or colors on top, after which he soaks the face of the painting with water, toughens it with an iron brush, and layers color again. Notably, all these steps involve traces of the artist’s own body and physical force. In particular, the labor-intensive process of rubbing smooth hanji with a jagged iron brush hundreds or even thousands of times demands an immense level of energy. 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 actively and directly intervenes on the materiality and surface of his work, not only deconstructing its surface but ironically also conjuring a space hidden beyond the surface to construct a new spatiality. In Yoo’s own words, when the elusive scenery beneath wet surface emerges like a “ghostly” presence through rubbing of the iron brush, the delineation between real and pictorial space is demolished, while the landscape we gaze upon and our own existence come to cross paths. Furthermore, the artist must finish his work within a short period of three to four days when paper is still wet – with intense concentration on brush and iron brush, he layers fleeting moments of the present into a continuum. This dense temporality comes to exist within the work as but a moment, an instant, an ongoing present.
The “present” that Yoo Geun-Taek underlines consists of sceneries of the everyday. A fountain that reaches its peak only to soon fall as water drops, roofs of Seongbuk-dong village seen through a window, and newspapers that delivered news every day throughout the pandemic are all views familiar in our surrounding. Yet, the author views the everyday in a more expanded definition: an aperture through which personal circumstances, social issues, global matters such as war or pandemic, and even the universe may intervene. Yoo Geun-Taek creates a condensation of possibilities of infinite time and space arising at the convergence between an individual and the world.
Yoo Geun-Taek’s paintings unleashes imagination enabled by the convergence between an individual and accumulated time and space – they explore what kinds of experiences can be born from moments of coexistence. Caught between familiarity and alienness, audiences are encouraged to embark on an inner journey through conversations between the work, artist, and themselves.
Yoo Geun-Taek was born in Asan, Chungcheongnam-do in 1965. He received his B.F.A. and M.F.A. in Oriental Painting from Hongik University, Seoul, and he has taught Oriental Painting at Sungshin Women’s University since 2003. The artist has held solo exhibitions at numerous galleries and institutions, including the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2004); OCI Museum of Art, Seoul (2014); Sungkok Art Museum, Seoul (2017); Tama Art University Museum, Tokyo (2016), and Daegu Art Museum, Korea (2022), among others.
He has also participated in group exhibitions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2019); Daejeon Museum of Art, Korea (2017, 2019); and Parkview Museum, Singapore (2019). His works are in the permanent collections of Leeum, Samsung Museum of Art, Seoul; MMCA, Korea; Seoul Museum of Art; Gyeonggi Museum of Art, Korea; and Busan Museum of Art, Korea. The artist will present an upcoming solo exhibition at Gallery Hyundai in October 2023. He is also represented by Newchild Gallery in Antwerp, Belgium.
“나는 그림이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어떤 중심적인 힘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조건들 속에서의 나의 ‘호흡,’ 나의 ‘태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곧, 삶과 마주하고 있는 나의 몸과 체계를 드러내는 하나의 관점이 된다. 이 때의 내가 부딪히는 사물들, 즉 장난감들의 광경이나 전화박스, 나의 생활공간, 분수, 그리고 앞산 연구 등 이러한 일상적인 대상들이 때로는 너무도 낯설게, 혹은 신비스러운 힘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러한 ‘낯설음’이란 것은 내게 있어서 사물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그림에 접근하는 중요한 동기가 되는데, 그것은 간혹 내 삶의 위치를 환기시켜주는 하나의 장치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 유근택
유근택은 지난 30년간 한국 동양화의 전통과 현대적 주제, 소재를 접목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 왔다. 작가는 한지와 먹, 호분 같은 동양화의 전통적인 소재를 아크릴이나 유화 같은 이질적인 재료와 혼합하여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이나 환경, 더 나아가 집단 속의 개인이 겪는 역사적 ·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동양과 서양, 개인과 집단, 문명과 자연 등 이분법의 경계를 오가는 회화를 통해 친숙한 일상을 돌아보게 하고 그 안에서 낯설고 놀라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유근택의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작가의 신체 행위를 통하여 이뤄진다. 두꺼운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여 그 위에 드로잉과 채색을 한 후, 전면을 물에 흠뻑 적셔 철솔로 한지의 표면을 거칠게 올리며 다시 채색을 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 작가의 신체적인 흔적과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다. 특히, 매끄러운 한지를 날카로운 철솔로 수백 번, 수천 번을 문지르는 노동 집약적인 작업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작품의 표면과 물성에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일차적으로는 표면을 해체하고 그와 동시에 표면 아래에 숨겨진 공간을 끌어올려 새로운 공간을 생성하는 역설적인 작업을 완성한다. 물에 젖은 상태의 표면 아래에 숨겨진 풍경이 철솔질을 통해 서서히 “유령처럼” 모습을 드러낼 때, 현실의 공간과 회화 속 공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내가 바라보는 풍경과 나의 존재가 교차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또한, 작업을 완성해 내야 하는 종이가 젖어있는 3-4일의 짧은 시간 동안 작가는, 매순간 밀도 있게 집중하는 철솔질, 붓질을 통해 지속되는 현재의 찰나를 쌓아 올린다.
유근택이 주목하는 ‘현재’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한순간 솟구쳐 오르다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는 분수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성북동의 지붕, 몇 년간 지속된 팬데믹의 기간 동안 매일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던 신문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작가는 일상을 더 확장적인 의미에서 바라본다. 즉, 사소한 일상 속에 ‘나’를 둘러싼 개인적인 상황, 사회적인 이슈, 더 나아가서는 전쟁이나 팬데믹 같은 세계적인 정황, 더 나아가서는 ‘내’가 존재하는 우주까지도 개입할 수 있는 틈으로 보는 것이다. 유근택은 ‘나’와 세계가 어떻게 만나는지, ‘나’와 세계라는 접점을 통해서 열릴 수 있는 무한한 시공간의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창조해낸다.
유근택의 회화는 공존의 순간에서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축적된 시공간과 ‘나’와의 접점에서 가능한 상상력을 펼쳐보인다. 친밀함과 이질감 사이에서 관객은 작품과, 작가와, 그리고 스스로와의 대화를 이어나가며 어떠한 내적 여정에 오르게 될 것이다.
유근택은 1965년 충남 아산 출생으로, 198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 1997년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였다. 2003년에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에 교수로 임명되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작가는 1991년 관훈미술관 개인전을 시작으로 사비나미술관(2004), OCI 미술관(2014), 도쿄 타마미술대학교 미술관(2016), 성곡미술관(2017), 대구미술관에서 제 22회 이인성미술상 수상기념 개인전 《대화》(2022)를 개최하였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2019), 대전시립미술관(2017, 2019), 싱가포르 파크뷰미술관(2019)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가하였다. 유근택의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가는 2023년 10월에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으며, 벨기에의 뉴차일드갤러리에서도 전속작가로 활동하며 국내외의 다양한 관람객과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