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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인: 미끄러진다 ∙ Surrounded
2012.4.27~5.27
16번지

실험성과 대중성을 모색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 16번지는 오는 4월 27일 (금)부터 5월 27일 (일)까지 자연 속에 숨은 인간의 흔적을 그리는 이호인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3년 전 <아무도 없는 곳으로>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성공리에 마친 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은 <미끄러진다> 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모두 PVC 소재의 아크릴판 위에 그려졌다. 이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 일 때 가장 아름답다’ 는 작가의 관념을 반영한 재료다. 전작 시리즈에서 깊고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의 자연 풍광에 보기 싫은 흠처럼 인공물을 박아 넣어 이러한 주제를 나타냈다면 이번에는 ‘자연’이라는 완벽한 대상을 캔버스라는 물질 위에 그대로 재현하는 행위 자체를 부정한 것 즉, 캔버스에 물감층을 쌓아 실제와 가장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내려는 회화행위로 자연을 온전히 나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을 매체의 선택에서부터 피력하는 셈이다.

과거 작품에서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상 속의 장소를 그렸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꽤 낯익은 곳들이 등장한다. 청와대, 국회의사당, 신라호텔,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등 하나같이 아름다운 정원을 꾸며놓은 명소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이 장소는 간신히 형체만 알아볼 수 있게 울창한 나무로 뒤덮여있다. 작가는 원래 있던 자연을 밀어내고 인간이 만든 도시, 그 도시의 과잉으로 인해 사라진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 또다시 인간이 만든 자연인 정원, 이 악순환적인 불협화음을 꼬집는다. ‘Surrounded’라는 영문 제목은 인간이 자연을 건물과 아스팔트로 둘러쌌듯,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으로 인공 조형물을 덮어버린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러나 아무리 실제보다 많은 나무를 그려도 고개를 내미는 인간의 흔적은 작가가 꿈꾸는 완벽한 자연으로의 회귀와 회복이 좌절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호인 작품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인간은 매우 작게 나무와 숲 등 자연은 이와 대조적으로 거대하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거대하고 완전한 자연 속의 미물처럼 묘사된 인간의 모습은 현대의 인간중심적 사고를 성찰함과 동시에 이토록 깊은 자연 속 미지의 세계에도 이미 인간의 발자국이 찍혀 있음을, 지구상에 더 이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완벽한 자연은 없다는 사실을 탄식하는 듯 하다.

이번 이호인의 신작 전시<미끄러진다>는 작가가 독특한 매체와 표현법으로 질문을 던지는, 인간 행위에 대한 반성을 공감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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