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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기(b.1942-2000)는 1942년 4월 일본 오사카 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했다가 전공을 바꾸어 건축과를 졸업한 후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70년도 초반에 큐빅 디자인이라는 실내장식 전문 회사를 경영했다. 당시 절친했던 이강소 등 대구의 미술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토론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던 그는 1974년부터 1979년까지 5회에 걸친《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미술제의 중요성과 성과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예술의 도시 대구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는 전국의 주요작가들과 외국작가까지 참여한 프로세스 아트, 퍼포먼스, 비디오, 필름, 설치 등 현대미술에 대한 열린 미술의 장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찌감치 비디오 아트에 대한 관심이 배태되었고 박현기가 비디오 매체를 선택하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중략) 당초 비디오를 테크놀로지와는 무관한 쪽으로 몰고 간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사물을 관조하는 명상적이고 초월적인 시선이 드러나는 개성 넘치는 작업들을 낳았는데 이는 비디오 매체의 서사성이나 연극성을 거부한 대신 오브제나 사물의 본성이나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투철한 탐구와 각성의 경지를 담보하는 성과로 보상되었다. 후기의 프로젝션 비디오들 역시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이는 비디오의 기본적인 속성을 제한적으로만 받아들인 고집의 결과이다. 그는 비디오를 통해 전통과 우리 것을 고수하고자 애썼거니와 이들은 엄밀히 ‘한국적’ 비디오이기 보다는 ‘박현기적 비디오’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박현기는 한국 비디오 아트의 외로운 선구자로 남아있지만 그가 척박한 땅에 쌓아 올린 비디오 탑은 그래서 오늘 더욱 굳건하고 드높아 보인다.

- 강태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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